선교의 길, 셋
오늘 예수님은 “제자는 스승보다 높지 않고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 하는 말씀으로 제자들을 향하십니다. 이 말씀은 당신과 제자 사이의 일정한 간격, 뛰어넘을 수 없는 한계를 강조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제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말씀으로 이해됩니다. 다시 말해서, 제자 또는 종을 스승과 주인에게 일치시키는 특별한 관계와, 아울러 그러한 관계의 기초가 되는 운명을 강조하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파견될’ 제자들은 ‘파견하시는’ 예수님이 맞부딪치셨던 온갖 반대와 박해를 각오해야 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파견된 자들’로서의 사명을 의식하고 그 사명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자들 또는 사도들은 그들이 거둔 선교적 성공 때문이 아니라, 끝까지 ‘파견하신 분’과 운명을 함께함으로써 자신들의 정체성을 견지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파견하시는’ 당신과 운명을 함께하기 위한 기본적이며 기초적인 자세로 ‘파견될’ 제자들에게 세 번에 걸쳐 반대와 박해를 “두려워하지 말 것”을 요구하십니다.
먼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용감하게 선포하기 위한 기본적인 자세입니다(26-27절). 두려워하지 않아야 선포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선포의 대상은 “드러나기 마련인 숨겨진 것”이고 “알려지기 마련인 감추어진 것”, 곧 ‘하느님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창조 때부터 지금까지 숨겨져 왔고 감추어져 있었지만,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성자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이래 이 나라는 이제 드러나고 알려질 것이며 - 한 마디로 선포될 것이며 -, 선포의 길에 우선 사도들이, 이어서 믿음의 공동체가 함께할 것입니다. 정의와 진리와 평화로 세워지는 하느님 나라 선포는 늘 반대 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으나, 예수님이 그러하셨던 것처럼, 믿음의 공동체는 두려움을 떨치고 나서야 합니다.
다음,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성부께 대한 전적인 신뢰를 말합니다(28-31절). 온갖 반대와 박해 앞에서, 믿음의 공동체는 때로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과 적대자들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서 혼란을 겪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영원한 생명을 관장하고 보장하는 분이기에, 제자들은 전적인 신뢰로써 적대자들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야 합니다. 예수님은, 하찮아 보이는 참새 한 마리의 생명에까지 관심을 보이시는 하느님 아버지는 참새보다 더 귀한 당신의 제자들을 위해서는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실 정도로 지극한 관심을 쏟고 계심을 천명하십니다.
끝으로,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최후의 심판을 준비하는 자세를 말합니다(32-33절). 최후 심판의 잣대는 ‘주님을 앎’으로 명시됩니다. ‘알다’라는 개념은 앞서 언급한 ‘담대한 선포’와 ‘전적인 신뢰’를 전제로 하며, 나아가 성경에서 ‘알다’라는 용어는 ‘사랑하다’라는 표현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에, ‘주님을 알다’라고 고백하는 것은 영원한 생명을 선사 받기 위한 기본조건으로 제시됩니다. 다시 말해서, 주님 사랑은 주님께 대한 전적인 신뢰와 아울러 주님만이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 주신다는 믿음을 드러내는 행위로 자리합니다.
오늘 하루,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보살피시는 하느님께 대한 전적인 신뢰심으로 보이지 않는 그분의 나라를 두려움 없이 선포하는 가운데,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마련해 놓으신 ‘영원한 생명’이라는 선물을 받기에 합당한 신앙인으로 성장해 나가는, 은총 가득한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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