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2월 2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2-22 조회수 : 2948
2006년 여름밤, 여덟 살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길을 건너다가 트럭에 치였습니다. 트럭은 소년을 9m 정도 끌고 간 뒤에야 멈췄습니다. 아이는 트럭 밑에 끼어 있는 상태였지요. 그런데 이 사고를 본 한 중년의 노동자가 달려와서 트럭 프레임을 움켜쥐고서 차 앞쪽을 들어 올렸습니다. 그것도 차 아래의 소년을 끌어낼 수 있도록 45초간 잡고 있었답니다.

사실 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데드리프트 세계 기록은 500kg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트럭의 무게는 1,500~1,800kg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그는 역도선수도 아니었습니다. 그때 어떤 생각을 했느냐고 기자가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렇게 고통받는 사람을 위해 도우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인간도 아닐 것입니다. 머릿속에는 온통 한 가지 생각뿐이었습니다. 저 애가 내 아들이라면? 당장 달려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움을 줘야 한다는 사랑의 마음이 기적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인간의 길은 사랑을 실천하며 주님과 함께 걸어가는 길입니다. 그런데 이 길을 포기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먼저 사람들의 생각을 물어보셨습니다. 제자들의 생각과 대비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이 질문은 가르침을 시작하셨을 때가 아니라, 많은 기적을 행하시고 위로와 힘이 되는 말씀을 전해주신 다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의 성장을 보고 싶으셨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가 있습니다. 당시의 종교지도자들 생각은 아예 물어보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율법을 잘 알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그들을 따르고 있기에, 예수님 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으려면 그들의 생각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견해는 아예 무시해버립니다. 나쁜 동기로만 가득 찬 종교지도자들의 말은 들을 필요도 없었던 것입니다.

주님을 따르는 데 있어서 나쁜 동기로만 가득하다면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는 질문도 던지지 않으실 것입니다. 일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순수한 마음이 필요하고, 또 제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열정과 사랑이 있어야만 주님의 질문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사람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당시의 종교지도자들 모습을 취할 때가 많습니다. 자기만 인정받고 사랑받으려는 이기적인 위선자의 모습 말이지요.

철저하게 사랑을 따르는 사람의 길을 가야 합니다. 그래야 베드로와 같은 정답도 말할 수가 있으며, 하느님 나라에서 큰 영광을 얻을 수 있습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